인터넷 상의 치졸한 것들에 대해. 일상

 요 며칠 시간이 남아돈다고 (사실 할 일은 많지만 미루고 있을 뿐...) 웹서핑을 몇 시간 씩 했는데, 이젠 정말 관둬야겠다.

 내 눈에 유독 그런 글만 들어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제 인터넷에서 제대로 된 게시물과 댓글은 전체의 1할이 채 안된다. 여기서 '제대로 된' 글이란 이성적으로는 '조금이나마' 납득이 가는 논리, 감성적으로는 '조금이나마'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고려한 것을 뜻한다. 이런 최소한의 불문율조차 준수하지 않는 게 대한민국 온라인 문화의 기조이다. 처음엔 내가 오만해서 그렇게 느끼나 싶었는데, 그게 사실이었다. 정말이지 세상을 가득 채운 인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이렇게 끔찍한 사고방식과 견해를 갖고 있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인터넷에 빠진다는 건 사용자의 세계관/인간관을 망쳐버릴 위험성이 있다. 사회생활에서 수많은 성향과 기질의 사람들이 있듯이 인터넷 사용자들도 무수한 카테고리가 있다. 이렇게 위험하고 극단적인 사고를 여과없이 인터넷 상에 표출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멀쩡하게(혹은 멀쩡한 척) 회사, 학교, 모임을 드나든다는 게 한편으로는 무섭다. 익명성 뒤에 숨어 아무 근거 없이 상대를 까내리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여론전을 몰아가는 건 정말이지 치졸한 행위이다. 본인들의 행위에 일말의 자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게 안타깝다. 비판도 아닌 울분과 스트레스를 고작 키보드 두들기며 터뜨리는 건 너무 쪽팔리지 않나. 

 뭐 까짓꺼 내키는대로 텍스트를 싸지르는 거야 본인의 자유이다. 자칭타칭 막장 성향의 음지 커뮤니티라든가, 개인 블로그라면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는 일탈이다. 하지만 점점 자극적인 게시물에 무감각해져서, 별 감흥없이 다음 눈팅거리를 찾는 내 모습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찾았다. 특히나 포털사이트 뉴스의 댓글이라든가, 점잖은 지성인인체 하는 (풋!) ㅇㅇ대학교 커뮤니티라든가... 어처구니 없는 게시물들을 보면 한번 콱 쏘아붙이고 싶지만, 성격 상 그 흔한 키배나 악플 한 번 해본 적 없다. 오랜 인터넷 잉여생활 중에 모니터 앞에 앉은 스스로를 창피하게 만든 적이 없다는 건 나름 코딱지만한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내가 건전한 문화인이란 게 아니라, 최소한 그런 무리들처럼 자신의 인격에 먹칠하는 짓은 안했다는 점에서.


<'괴물과 싸우는 자는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만 한다. 심연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연 또한 당신을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 니체>.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인용된 문구인데, 니체의 의중이 어쨌든 문장만으로도 새겨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역겹고 지저분한 구덩이를 계속 보고 있노라니...

본연의 자아가 변질 될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을 가져서 나쁠 건 없다.
뭐, 애초에
건실한 사회인이라면 염세주의는 커녕 웹서핑에 매달릴 시간도 없겠지...
썩은 놈들끼리는 평생 치고 박고 살라지 뭐.


이젠 가끔 심심풀이 유머 글이나 블로거들의 진지한 콘텐츠를 제외하곤 인터넷이라는 구렁텅이를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시험을 앞두고 오밤중에 이런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요새 너무 잉여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취업했다고 끝이 아닌데 요즘 너무 놀고 있다.

정신차리고 원래 궤도로 돌아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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